2012/05/19 01:01

2012. 05. 13 수원 vs 광주(H) 12R There for you



2012. 05. 13 vs 광주(H) 13R   l   4:1 승  ㅣ  에벨톤, 유종현(OG), 박현범, 조용태



수원 4 (에벨톤 46’, 유종현 61’/OG, 박현범 69’, 조용태 79’)
광주 1 (김동섭 36’/P)
*경고: 오범석, 이용래, 박현범(이상 수원), 유종현, 이용, 정우인, 김수범(이상 광주)
*퇴장: -

▲ 수원 출전명단(4-2-3-1)
정성룡(GK) – 양상민, 보스나, 곽희주(신세계 85’), 오범석(조용태 HT) – 곽광선, 박현범 – 에벨톤, 이용래, 서정진 - 라돈치치(하태균 82') /감독: 윤성효
*벤치잔류: 양동원(GK), 홍순학, 박종진, 이현진
▲ 광주 출전 선수(4-4-2)
박호진(GK) – 이용(박요한 82'), 이한샘, 유종현, 김수범 – 임선영(박기동 57’), 김은선, 정우인, 박현(안동혁 68’) – 복이, 김동섭 / 감독: 최만희
*벤치잔류: 이정래(GK), 조우진, 박민, 안성남



매탄중과 FC MEN의 오픈매치가 궁금하긴 했으나, 궁금증보다 더 강한 건 귀찮음이어라.-_- 결국 평소랑 다름없이 경기 시작 직전에 도착;. 앞선 경기를 본 분들 말로는 아무리 어린애들이라도 선수는 선수라 매탄중 애들이 당연히 경기 내용은 좋았다고. 다만 체격차이는 어쩔 수가 없어서 1:2로 패했다나. 하긴, 20대 중반 이상의 성인들과 중학교 꼬맹이들의 대결이니 오죽할까. 물론 매탄 입장에선 이길 필요도 없는 경기였고. 다같이 만세삼창했다는 훈훈한 소식.

이쪽 팬들이 경기 끝나고 꽤 빠져나갔음에도 관중이 많더라. 1,2,층이 여유롭게 찼고, s석까지 수원팬들이 꽤 많았다. 많은 관중이 찾은 이유의 일부는 경기 시간 덕분이라고 생각. 대체 토요일 3시 경기는 누구 생각이냐고.-_-


한 달 만에 보는 홈경기다. 지난 주에 대전까지 가서 그 꼴을 보고도 경기 본다고 신이 난 나란 바보. 쳇.  경기 시작하고 1분 만에 찾아온 근사한 찬스를 에벨톤이 하늘로 날렸다. 다들 그 앞에선 골대 넘기기가 더 어려운 거라며 구박. 그거 넣었으면 이날 오범의 안타까움이 덜했을 텐데…흑흑.(슈팅으로 이어진 패스가 오범이었다.) 초반에 꽤 기세를 잡아서 몇 번의 찬스를 만들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모양새. 광주애들이 몸이 좋더라. 특히 유종현. 김형일은 어깨에 소위 ‘뽕’ 넣은 옷 입은 듯 보이는 체격인데, 유종현은 가슴이 그렇다. 상체가 라돈보다 더 두꺼운 것 같아. 우리 라돈, 경기 내내 고생했다. 그래도 틈새를 타서 몇 번 좋은 슈팅을 날렸으나 박호진의 선방에 막혔고. 몰

아붙일 때 골을 못 넣으면 찜찜해지는 게 축구. 전반 28분인가, 오범석이 복이에게 뒤에서 태클하면서 피케이 헌납. 경기장에선 제대로 못 봤는데, 다시 보니 완벽한 PK더만 뭘. 우리 골리는 정성룡이니 별 기대 안 했고, 당연하게 실점. “PK는 내주는 거.”가 익숙해지는 거 보니, 정성룡 온 지가 벌써 1년이 넘었구나 싶다.

지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걱정은 안 했다. 여기가 대전땅-_-이었다면 진작에 짐 싸고 나갔겠지만, 빅버드니까요. 홈에서 쉽게 질 팀은 아니다. 관중도 많고 함성도 워낙 커서, 이런 일방적인 분위기라면 후반에 충분히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전반에 기억나는 건 보스나의 버럭. 드리블하던 보스나가 상대 선수의 몸에 걸리면서 좀 위태롭게 굴렀는데, 벌떡 일어나더니 엄청 버럭버럭 하는 거다. 주변에 있던 수원, 광주 선수들이 같이 말리더라. 보다가 “저러다가 뭔 일 나나.” 싶어서 놀랐을 정도. 그래도 제 성질에 못 이겨서 경기 망치진 않는다는 거? 실점 후라 일부러 더 저런다 싶기도 했다. 은근히 그런 쪽으로 꽤 영리한 면이 보이는 선수. 저번 대전전 때도 케빈이랑 경기 내내 엄청 시비가 붙길래, “경기 끝나고 한 판 뜨나요!”이런 농담을 했는데, 경기 끝나곤 먼저 가서 악수하고 깔끔한 마무리. 가족 인터뷰를 보니 보스나가 일본 생활 하면서 나이며 위계질서를 좀 배웠단다. 솔직히 “안 좋은 것만 배웠네…-_-”싶기도 한데, 그런 면이 국내 적응에 도움이 됐구나 싶다. 선수단 최연장자라는 의식까지 본인이 하고 있다니 뭐…ㅎㅎ  현재까지 외국인 선수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정도다.



후반 추가 시간에 상대와 부딪친 오범. 꽤 아픈 듯 보여서 세계가 급히 몸을 풀었지만, 오범 본인이 들어가겠다고 한다. 우리로선 다행스럽게도, 곧 경기 종료. 이날 오범은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가 될 듯. 뭐, 결과적으론 이때 세계로 안 바꾸고 후반에 용태와 교체한 것이 ‘결정적 한 수’가 됐지만. 후반. 오범 아웃, 용태 인. 아직 오범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는데, 우선 다음 경기는 경고누적이라고 하니 좀 쉬기를.

전반에 정진이 욕을 좀 했다. 머뭇거리면서 찬스 하나를 날려 먹었거든. 가서 뒤통수 한 대만 퍽 쳤으면 좋겠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는데, 후반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서 에벨톤을 향한 멋진 패스! 그리고 에벨톤의 완벽한 마무리!! 전반에 여러 차례 찬스를 놓친 에벨톤, 그리고 욕 좀 먹은 정진이가 함께 후반 1분 만에 동점을 만들어냈다. 정진아, 뒤통수는 다음으로 미룰게…ㅎㅎㅎ
에벨톤이 전반에 찬스를 날렸다곤 하지만 굉장히 화려했고, 게다가 후반의 동점골도 넣고 하니, 이후로 에벨톤이 공만 잡으면 E석부터 아주 난리가 난다. 화려한 개인기로 광주 선수들을 제치고 드리블하며 패스, 슛, 이러니 관중석이 얌전할 리가. 현재까지 빅버드에서 가장 화려한 별은, 아마도 에벨톤.(그러니까 완전 이적 좀....ㅠㅠ)

광주가 전반에 많이 뛰기도 했고, 너무 쉽게 동점골을 먹고 허무해졌는지 이때부턴 좀 쉽게 무너진다. 전반에도 그랬지만, 박호진이 잘 막은 장면이 몇 번. 유종현은 라돈을 잘 막았지만, 라돈만 막는다고 다가 아니어서….;; 경기장 분위기가 제대로 화끈하다 싶을 때 터진, 두 번째 골. 직전에 좋은 슈팅을 박호진에게 막힌 에벨톤,  골라인을 따라 드리블하다가 크로스를 올린 공이 바로 앞에 있던 유종현을 맞고 그대로 굴절되면서 골. 자책골이긴 하지만 에벨톤이 빛났던 순간이다. 이러니 분위기는 완벽히 우리 꺼. 역전골까지 쉽게 먹힌 광주는 딱 봐도 기운이 빠졌더라. 이때부터야 우리가 생각대로 하면 다 되는 경기.

후반의 분위기를 가져온 것이 에벨톤이었다면, 경기를 결정짓는 폭죽은 용태가 시원하게 터뜨렸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들어와서 잠깐 적응기를 거치더니, 곧 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 역전골이 들어간 지 10분쯤 후에 터진 세 번째 골은, 오랜만에 보는 08년 내새끼들 합작품. 서정진에게 받은 공을 바로 빈 공간에 딱 찔러준 용태, 놓치지 않고 멋진 슈팅으로 골을 만든 범이. 저 모습! 예전에 상암에서 난간에 매달려선 “범아~ 용태야~”하고 울다가(;;) 무릎에 멍든 지도 몰랐던 바로 그때! 그 모습!! 같은 학교 출신으로 같은 해에 입단한 두 사람이라 아무래도 세트로 떠올리게 된다. 범이가 유학 갔다가(…) 돌아올 때도 “용태 제대할 때 되니 범이가 돌아오네~”라고 농담했을 정도다. 그 파릇했던 선수들이 이만큼 컸다. 지난 대전전을 통해 프로 통산 100경기 출장한 범이, 그리고 군필자가 된 용태. 가끔 구박은 하지만, 데뷔부터 죽 지켜본, 예쁜 내 선수들이다. 앞서 말한, 여전히 잊지 못하는 상암에서의 용태 첫 골 때처럼, 이날도 범이랑 용태는 둘이 끌어안고 마음껏 기뻐했다. 범이는, ‘비바 K리그’ 보니 본인에겐 기념이 될 대전전을 너무 못해서 이날 좀 이를 갈고 나온 것 같더라. 승리의 약속, 스스로 꺼낸 말을 지킨 멋진 선수님이시다.

용태, 날아왔니.......


3:1이 되니 경기장은 뭐 흥분의 도가니. 평소보다 오히려 좌석이 덜 찬 편이었던 우리 주변, 덕분에 일어서서 신나게 놀 수 있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를 얼마 만에 보는 거냐!(…당장 이기는 걸 본 게 한 달 전이니까요, 저는…) 3:1에서도 이대로 끝나진 않겠다 싶었는데, 이번엔 용태가 제 손, 아니 머리로 마무리. 이날 꽤 안정적으로 수비해준 양상. 오랜만에 시원~한 택배 크로스를 보여줬다. 사이드에서 크게 올린 크로스가 골대 앞으로 뛰어든 용태 머리를 맞고 그물망 안으로!!! 오랜 만에 보는 용태의 기도 세레모니다. 이렇게 조커로 나와서 멋진 활약을 해주는 용태를 보니, 정말로 08년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기분. 4:1쯤 되면 이후 경기 시간은 마냥 즐겁다. 서포터들 노래도 따라 부르고, 박수도 치고. 마냥 즐거운 빅버드의 관중석.

이후엔 라돈이 나오고 태균이가, 또 희주가 나오면서 세계가 들어갔다. 희주가 나올 때 궁금했던 건 역시 완장이 어디로 갈까 하는 것. 희주 옆에 있던 이유로 완장을 받은 정진인, 당연히 제 팔에 찰 생각은 못하고 타박타박 걸어가는데 그 방향엔 보스나가 있다. 보스나는 “나?왜?” 이런 표정으로 자신에게 손가락 가리키며 웃더니 얌전히 정진이가 채워주는 청백적 완장 계승. 양상 아니면 보스나이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대로. 은근히 잘 어울리더라. 역시 최연장자 형님.ㅎㅎ


경기가 끝나고, 이어지는 만세 삼창. 요즘은 e석도 다들 준비하고 기다린다. E석, N석, WN,WS까지 이어지는 거한 만세삼창. 그 와중에 오늘의 MOM으로 용태 이름이 불리니까 선수들이 다 같이 웃으며 박수 쳐주고, 또 뒤에서 머리도 헝클어뜨리면서 거하게 축하해준다. 보기 좋더라.



광주전 포함하여 홈 3연전에 다음 주말은 전주 원정. 3일 간격에다가 부담도 적지 않은 경기들이다. 결코 쉬운 경기는 아니겠지만, 광주전을 준비하던 그 마음가짐이라면 울산도 물리칠 수 있을 거라 믿으니까. 우리, 계속 잘해봅시다. :-)



공유하기 버튼

 
싸이월드 공감트위터페이스북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