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10일
2008. 03. 09 vs 대전 '개막전(1R)'
720번이나 720-2번 버스를 타고 그곳에 내리면, 달라진 공기를 느낄 수 있다. 가로수마다 달린 파란 깃발들이 나부끼고, 그에 맞춰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심장의 기운.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 조급한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어느덧 그 앞에 다다르면, 어김없이 눈을 가득 채우는 푸른 바다.
안녕, 나의 빅버드. 네가 참 많이 그리웠어.
2008.03.09 vs 대전(H) ㅣ 2:0 승 ㅣ에'듀'(2)
리그 팬으로서 자기 팀의 홈 개막전을 놓치는 건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남쪽 내려갔다가 밤 9시에 수원역에 도착한 내 친구는 'ㅋㅋㅋㅋㅋㅋ'만 찍어 보낸 내 문자에 엄청 마음 상했겠지..훗훗;.) 매표소에도 긴 줄이 늘어서 있고, 블루포인트 앞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 가득한 사람들, 음악 소리가 들리는 현장. 유니폼과 머플러, 응원도구를 손에 들고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과 스치는 그 기분이란. 팬즈데이에 이어 개막전을 찾은 아가씨가 전에 왔을 때는 휑-하더니 그때랑 너무 다르단다. 응, 이게 진짜 빅버드야. 넘치는 관중, 서포터즈의 멋진 퍼포먼스, 오로지 수원을 향한 응원과 함성. 수원의 개막전 풍경.
개막전은 언제나 지름신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 법도. 원정트랙탑을 사고, 새 머플러를 사고, 팬북을 사고. 다른 물건들도 구경하려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아가씨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다 보니 리틀윙즈들이 주르륵 나온다. 난 이때가 정말 좋더라. 아가들 사이로 웃으면서 입장하는 우리 선수들, 개막전이니만큼 선발진 외에 명단에 없는 선수들까지 전부 나와 센터서클에서 인사한다. 잠시 뭉클, 정말 많이 기다렸다고. 오늘을. 이어서 매탄고 병아리들까지 줄 서서 인사하더라. 역시 올해부턴 얘네가 볼보이를 하는구나- 싶었는데 그랑 앞에 가서 다시 인사하는 거 보고 좀 웃었다. 보기 좋더라. 수원의 유스로 창단된 팀의 선수들이 그 팀의 서포터즈에게 정식으로 첫인사하는 모습, 멋지잖아. 그 아이들은 언젠가 정식으로 그 압도적인 푸른 물결의 환호를 받고 싶다고, 욕심을 가질 테지.(클럽하우스에서 생활한다더니, 선수들과도 은근히 친해 보여서 그것도 보기 좋았다. 김대환도 막 장난치고, 나드손도 애들 괴롭;히고.)
요즘 양상민이 왜 이리 예쁜지, "아이고 이뻐라..."하면서 감탄하고, 지훈이 보면서 빛이 난다며 또 감탄하고. 반짝거리는 저 분은 누군가 했더니 이관우.-_- 이분, 머리 자르니 5년은 젊어 보인다. 옛날 그 미모 아직 어디 안 갔구나, 하면서 또 감탄. 이정수와 곽희주, 마토의 기럭지에도 감탄사를 연발하다 보니 어느덧 경기 할 때. 대체 주변엔 우리가 어떻게 보였을까 생각하니..........그래도, 예쁜 건 예쁜 거니까.(흠흠;.)
선수 소개- 원정팀 소개를 하는데, 옆의 아가씨가 투맨의 목소리를 듣더니 웃는다. 안 들린다고. 원래 축구장의 원정팀은 찬밥인 것이지. 훗. 이어진 홈팀 선수소개는 참 화려하다. 입장 카운트다운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못 들은 상태였는데, 그것도 새롭더라. 원래도 꽤나 뜨거운 w석이지만, 어제는 초반부터 분위기가 확 달아올라서 정말이지 n석 못지않은 열혈섭팅 분위기였다.
그랑의 퍼포먼스는, 예상했던 대로 변하는 카드섹션. 이번엔 네 글자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런데 이게 또 웃긴 게, 작년에 '전진'때는 "오오오"하면서 감탄했었는데, 올해 다시 보니 "에이....저 정도야. 저건 작년에도 했잖아."싶은 거다.-_-;;; 이러다가 그랑은 합숙훈련하면서 별이 막 번쩍번쩍 날아다니는 카드섹션을 연습 해야 할지도;;. (왜 있잖아, 막 움직이는 거....)
송종국은 선발에서 제외, 덕분에 희주가 주장완장을 찼는데......그게 또 엄청 예쁜 거다. '곽희주 1회 팬미팅 참가자'인 나와 친구, "오오오오오. 희주다. 오오오오. 곽희주가 완장 찼어."를 연발했다. 우리 희주, 결혼할 때 되니 뭘 해도 예쁘구나.ㅠㅠ
초반에 잠깐 좋은 공격을 했던 수원, 10분쯤 지나면서 대전이 압박하는 형태로 바뀌었고, 그게 반복되는 형식. 결정력의 차이가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고종수는, 확실히 멈춰있는 공에 대해선 위력적.(대신 코너킥은 하나도 걱정 안 되더라.-_- 근데 그건 이관우도 마찬가지....;;;;) 수원이 대전에 당하는 패턴이 있는데, 어제도 어김없이 그런 장면이 몇 번 보여서 심장이 몇 번 덜컹덜컹, 대전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왔을 때는 정말....-_-;; 전반부터 엄청 압박하며 나오던 대전이었기에, 결국 후반 중반 이후로는 페이스가 떨어진다...싶었는데, 별로 위험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이운재가 골킥을 두 번 실수해서 위험하게 만들기도 했다.-_-; (괜찮게 잘 막다가, 후반 중반에 왜 그런 실수를 두 번이나..."오늘 골킥 좋네~."했던 내가 민망해지잖아요;.)
수비들이 초반에 좀 헤매는 듯이 보였다. 하긴, 이정수가 뛰는 게 얼마만이야.-_- 희주도 위치가 달랐고.(동아시아대회에서 오버래핑 못한다고 구박받더니, 너 연습했구나?;;) 그나저나 부상은 좀 조심하자. 어제 둘이 번갈아 가며 사람 놀라게 하는데, 정말 무서웠다고.ㅠㅠ (몸이 반으로 접히는데, 순간 "이 사람들 또 부상이구나!" 싶었다.ㅠㅠ) 이정수가 풀타임을 뛴 것은 반가운 일이다. 머리 길러서 염색까지. 좀 귀여워지셨다, 이분.-_-
미들은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았다. 특히 공격을 풀어줄 선수들이 좀.....;; 수원선수로 첫 경기를 뛴 안영학은 아직 좋은 컨디션은 아닌 듯. 뭐, 이제 첫 경기니까.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 이관우씨는 예전 대전전-_-보단 나아 보였지만(정말 그팀 선수들이 몽땅 바뀌니 마음이 편한 건가.-_-) 아직 몸이 제 상태는 아닌 것 같고(그런데 후반에 걸려 넘어졌는데도 안구르고 악착같이 공 잡는 모습은 강렬했다;. 그 장면도 장면이지만, "오오 이관우가 저런 짓을!"하는 주변 반응이 정말 웃겼;;;. 게다가 그거 해놓고 다시 엎어지는 건 뭐야;. 진짜 개그였다고;;.), 지훈인 앞으로 치고 올 상황이 좀 아니었고.(참 백지훈스럽게-_- 공 뺏겨서 역습내준 그 장면은.....-_-++) 게다가 전반 그 찬스는 정말...ㅠㅠ 그거 들어갔으면 경기가 참 쉬웠을 텐데, 그 순간 본인은 물론 빅버드 3만(-대전팬) 관중이 머리를 쥐어뜯었다;;.(그 장면 뒤로 흐르던 백지훈콜은 참.........그거 콜로 원망하는 거지?-_-) 그나저나 본인이 요청해서 교체하길래(조원희가 다가와서 누구 교체해달라고 표시하더라.) 다친 건가 걱정했는데, 큰 부상은 아닌 모양. 너 올해 다치면 좀 곤란하다. 할 일 많잖니.
어제 내 뒤에 앉은 남자가 큰 목소리로 조원희를 엄청 칭찬해대서, 나는 뭐라 말도 못하겠더라.-_-;; 중간에서 끊어놓는 능력이야 탁월한 선수니까, 후반 시작하자마자 안영학 대신 조용태를, 또 10분쯤에 백지훈 대신 박태민을 집어넣을 수 있었던 건 조원희 때문이라고 생각. 둘 다 꽤 공격적으로 놀던데, 원희가 수비 쪽에서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런 새파란 어린애들 투입, 쉽지 않았을 거다.
자, 이 새파란 어린애들. 얘들이 또 볼만 하더라. 전지훈련은 커녕 팬즈데이도 못 왔던 N석 친구는 후반 시작하면서 이상한 애가 들어오길래 기겁했단다. 게다가 뒤이어선 박태민....-_- 나이는 하태균보다 많다지만 프로 첫 데뷔전에서 긴장한 티 안내고 그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 건 성공적인 편이다. 특히 조용태는 괜찮은 패스, 대담한 슈팅도 보여줬고.(심지어 인터뷰도 예쁘게 했다.) 박현범, 팬북에 인터뷰까지 실렸더만, 너도 좀 긴장해야겠다? 아무튼, 좋은 신인이 많아서 보기 즐겁다.
공격진에선 야수 두 분이 아주 활개(서로 다른 의미로;)를 치셨는데.......-_- 한 분은 여전히 자기답게 몸으로 덤비셨고, 한 분은 이름표 바꿔달더니 봉인이라도 풀었는지 그리 못 넣던 골을 두 골씩이나(!) 넣으셨다! '에듀'야 골 빼고 나머지는 다 잘하던 선수니까(...올해는 흥분 자제요.-_-). 첫 골도 참 근사했고, 두 번째 골도 트래핑과 슈팅이 정말 멋졌다. 신나서 세레모니하는 에듀, 스카이박스의 나드손과 친구들을 보며 춤으로 화답하고 아주 난리가 났다;;. (나드손.....그리 즐겁게 팬서비스해주는 건 좋은데, 네가 지금 거기서 경기 관람하고 있을 때냐고!!!!) 신영록은 어제 잠 못 잤을 듯....-_- 나드손과 하태균이 돌아올 때까지는, 어쨌든 우린 신영록, 에두, 서동현으로 가야 한다. 풀타임 출장, 게다가 좋은 찬스를 얻었음에도 득점을 하지 못한 건 역시 아쉬울 수밖에. 김형일한테 헤딩은 거의 다 뺏기고 힘겨운 게 보이던데...... 에두골에 어떻게든 신영록의 손길이 담겨있긴 하니, 그거 위안 삼고 다음에는 네가 직접 골을 넣어 보거라. 나 당신 콜 외웠거든요.-_-
거의 끝났다고 생각하던 시점에 터진 에듀의 두 번째 골은 갑자기 빅버드를 확 달아오르게 해서, 그 골 들어가고는 관중석의 사람들이 전부 벌떡 일어나서 아주 난리가 났다. 어제 무슨 사람이 그리 많은지, w석마저 심하게 넘쳐서 숨이 턱턱 막힐 지경;. 듣자하니 매표소에선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던데;. 그나저나 N석, 제발 통로 정리 좀 해라. 보는 내가 다 무섭다. 저러다가 사고 난다고. 위에서 한 명 삐끗하면, 밑에 사람들 진짜 죽어. 9시 뉴스 메인을 장식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 좀 위로 올려 보내라. N석은 이미 포화상태라고.(그러니까 서포터즈 수가 아무리 늘어도 티가 안 나잖아.-_- 그 좁은 곳에 꾸역꾸역 들이차니.) 한 번 그 안에서 오싹한 경험을 했던 터라, 난 진심으로 무섭다.
개막전이란 게 그렇다. 이기면 개막전을 이겨서 유독 즐겁고, 비기면 이제 겨우 시작이니까-하는 생각에 시즌 개막 자체를 떠올리며 즐겁다. 물론 지면 전혀 안 즐겁다.-_-
총 스물여섯 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 중간의 컵대회와 FA컵까지. 이제 겨우 첫 시작의 문이 열렸을 뿐이다. 어제 경기가 만족스럽지도 않았고, 객관적으로 아주 잘한, 재밌는 경기였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아직은 나는 마냥 즐겁다. 이제 시작이니까. 나의 수원과 함께 꾸는 나의 꿈은.
자, 이제 시작입니다.
# by | 2008/03/10 19:56 | There for you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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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드손이 애들 괴롭히는거 왠지 상상이 가는....(막 뒷통수를 친다거나?!)
아무튼 수원은 쾌승으로 좋은 출발을 했군요. 저는 부산 경기를 봤는데 물 오른 안정환 + 관중 ㅎㄷㄷ
나중에 보니 숸 개막전보다 많이들 아시아드를 찾으셨던데...정말 이런 날이 다시 오게 되다니 참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 열풍이 이어질 지 걱정도 되고요.
거기에 저희 팀 이야기를 좀 하자면 경기는 못 봤지만 1 대 1로, 그것도 꼴지 0순위는 떼놓은 당상인
광주와 비긴 것이라 썩 만족스럽지도 않습니다. 이따말은 둘째치더라도 역시 김두현의 이적은...조금
버겁지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나저나 숸 떠난 김남일선수도 나름 좋은 활약한 모양이더군요. 우라와 경기 보느라 고베 경기는
못 봤는데 원래 주장인 오쿠보가 부상회복이 더뎌 김남일선수가 주장완장타고 나와 풀타임 소화한
모냥입니다. 이번주에 가와사키랑 홈개막전을 치르는데 저도 오랜만에 경기장 나들이에 나서니
다녀와서 자세히 적도록 할게요.
이번 가을에도 수원, 성남의 호승부 기대합니다. 흐흐
직접가신분들후기를 보면 티비로 미처 아니 많이 보질못한장면이 많아서 더 즐거워요^^
ㅎㅎ 나드손은.. 리비님과는 또 다르게 미스트님은 귀엽게(?)보시는것같아서 어쩌면
'으이구~~ 드손아.. 귀엽구나^^;;' 하시지않을까 하는.생각을 했었지요.(물론 즐거운승리니까 이런생각이들더라구요^^;;) 그래도 나드손은.. 모님처럼 까맣게타들어가는 감독님속도모르고 철부지처럼 저러고싶을까.. 라는 생각은 많은 분들이 했겠지요?^^
이제 또 다시 시작입니다. 항상 좋은꿈만꾸면 더없이좋겠지만 가끔 아주 가끔 조금은 나쁜꿈을 꾸더라도
훌훌털고 언제나 같은마음으로 올시즌 보냈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자주자주뵈어요~~( 응? 어디서? ^^)
글구 양쌍은..정말 요새 너무너무 예뻐서 저도 일행들과 흑, 역시 우리 상민이가 제~일 잘생긴 거 같아 ㅠ.ㅠ 하고 바보놀이하다가 수원팬 아닌 동행의 '도대체 어디가 미남이라는 거냐-_-'하는 반응을...거기에 대해 수원팬들은 정말 미남으로 안 보여요?하고 진심으로 놀랐다는...(아니 희주가 6개월 보면 훈남이라면 상민이는 2주만 봐도;;;). 근데 진짜 요새 너무 이쁘지 않아요? ㅠ.ㅠ
어제는 관중 3만이라고 하는데, W석 쪽 체감관중은 그보다 훨씬 더 많았던 듯 합니다. 정말 북적북적..축제의 시작에 어울렸지요. 하루가 아니라 겨울까지 내내 계속될.
헤에. 주장완장까지. 그쪽에서도 꽤 신임을 받나보군요. 하긴, 어딜 가든 제몫을 톡톡히 할 선수지요. 나중에 경기보시면 꼭 후기 써주세요.^_^
강원도의힘/ 전 나드손 많이 좋아해요.^_^ 03년부터 이뻐하지 않을 수 없던 선수니까요.(나드손콜에 목숨;거는 다른 그랑들이랑 비슷하죠, 뭐...후후후;.) 어제도 위에서 노는 거 보며 "아이구, 우리 드손이. 참 얄밉게 귀엽구나.-_-"하며 투덜반, 웃음반. 뭐 그랬습니다.
시작입니다.^_^
리비/ 아니!! 어디가 안 예쁘다는 겁니까!! 양상민, 요즘 정말 심하게 예뻐졌어요.ㅠㅠ 어제도 밥먹으면서, "지훈이나 이관우는 좀 곱상한 타입이라 남자들은 잘생겼다는 말 안하기도 하는데, 양상민은 여자가, 또 남자가 봐도 잘생긴 얼굴이다."라고, 여자애들 둘, 남자애 하나가 뭉쳐서 정말 열심히 양상민의 미모를 칭찬해댔단 말이지요!!! 그냥 봐도 미남이지 않나요?
완벽한 축제의 현장입니다. 빅버드는.^_^
이관수선수는 혼자 그라운드에서 격투기 하셔서(..)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N석에 사람 하나 죽어나간다에 백만표 ㅠㅠㅠㅠㅠㅠ 막 무서운 헤어스타일 한 형님들 더 늘어나신 거 같고(..)
무서운 형님들은 어젠 여권퍼포먼스를 하셨다던데, 참 대단하신(여러 의미로;) 분들입니다;;. 정말, 저라다가 몇 사람 다치면 어쩌려고 그렇게 꽉꽉 들어차는지..;; 전 볼 때마다 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