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12일
2008. 05. 10 vs 대구(H) 9R
심판이 골 무효시키면 다시 넣으면 되고, 또 무효시키면 또다시 넣으면 되고, 심판이 눈 감고 경기 진행해도 수원은 승리할 수 있고.
2008. 05. 10 vs 대구(H) ㅣ 3:2 승 ㅣ 서동현(2), 송종국(pk)
낮에 학교 선배의 결혼식이 있었던 터라 구두를 신었다. 평소에도 굽 높은 신발은 잘 안 신는 편인데다가 경기장 올 때는 무조건 운동화!를 외치는 인간인데, 하루종일 구두 신고 돌아다녔더니 경기장 와서 힘들어 죽겠더라. 경기 시작도 안 했건만 벌써 지친다고 투덜투덜대고 있는데, 전광판에 이관우 인터뷰 작렬! 덕분에 좀 기운 차렸다. 세상에나, 나 자기 콜 저렇게 신나게 부르는 선수 처음 봐. 게다가 '영원한 오빠'라니. 으하하하.ㅠㅠ 너무 이관우스러워서 보는 내내 웃었다.(그랑게시판에 벨소리 없나?; 그거 분명히 올라올 것도 같은데;.) 게다가 다음은 백지훈.(부상에서 돌아왔다는 관우씨 말 들으며 나는 또 울고....ㅠㅠ) 지훈이 인터뷰 때문에라도 다음 포항전 역시 일찍 갈 운명.(언제는 안 그랬냐만.-_-)
▲ 수원 출전선수(4-4-2)
이운재(GK)-송종국, 곽희주, 이정수, 양상민-서동현, 조원희, 이관우(H.T 남궁웅), 김대의(70’ 조용태)-에두, 신영록(59’ 루이스)
▲ 대구 출전선수명단(3-4-1-2)
백민철(GK)-양승원(55’ 박정식), 황지윤, 황선필-임현우(90'+3' 조형익), 진경선, 하대성, 백영철-에닝요-이근호, 장남석(75’ 알렉산드로)
요즘 어쩐지 사람 줄었다 싶던 N석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통로까지 사람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차버렸다.(너네 거기 겹쳐 있는 사람들 2층 보내면 2섹터는 채우겠다;. 진짜 그러다가 사고 난다고;. 나 빅버드에서 사람 다치는 거 보고 싶지 않거든?) E석도 2층까지 잠식당하고. S석을 제외하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꽉 들어찬 사람들. 이런 분위기의 야간 경기가 참 좋다.
전반전.
수원은 앞선 8R까지 17득점 4실점을 기록중이었다. 반면 대구는 17득점 19득점. 3골 넣은 날은 이기고, 2골 넣으면 지는 팀이 대구다. 마구잡이식 공격이 아니라 굉장히 찬스를 잘 만들어내는 팀이라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만큼 수비가 빈약하기도 하니 질 것 같은 기분은 안 들었다. 골을 내주면, 그 이상으로 우리가 넣으리라 생각했으니까. 단지 심판이 그걸 방해하리라곤 생각을 못했을 뿐.-_-
초반부터 수원의 우세. 적극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간다. 들어갈 듯 말 듯, 그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에서 이관우의 코너킥이 올라왔고, 서동현이 가볍게 머리로 밀어넣으면서 첫 번째 골!! w석 앞으로 뛰어와선 문제가 되었던 그 '닥터피쉬 세레모니'(사실 뭔지 모른다;.)를 다시 한 번 선보인다. 그리곤 박건하 코치를 바라보며 옷깃도 한 번 세우고. 환하게 웃는 그 얼굴이 어찌나 예쁜지.
골 넣으면 더 기세가 오르는 수원이라, 계속 밀어붙이는 와중에 누군가의 머리를 맞고 또 골이 들어가버렸다!!! 벌떡 일어서서 환호하려는 순간, 심판의 무효 처리...-_- 에두 파울이라고 지적하는데, 분명 에두는 좀 멀리 있던 것 같은데 웬 파울? 했지만..뭐.....그래, 하고 넘어갔다.
그러고 나니 대구로 분위기가 넘어가선, 이근호의 동점골에 이어 에닝요의 프리킥골까지. 첫 번째 골은 수비수가 좀더 집중했다면 걷어낼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두 번째 골이야 뭐라 할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으니. '에니오'라는 이름으로 우리팀에 있었을 때도 프리킥 하나는 무섭던 선수였다.
그렇게, 무척 오랜만에 '지고 있는 상태'로 전반전이 끝났다. 여전히 질 것 같진 않아서 덤덤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다지 좋진 않더라.-_- 내 기분이 그래서 그런지 w석 분위기도 평소와 좀 다르고. 항상 다들 샬랄라하며 편히 쉬는 분위기였는데, 이날은 아무래도 지고 있다보니 투덜투덜.
투맨은 분위기 전환용으로 '무조건'을 틀고, 거기에 맞춰서 춤추는 아길레온도 참...덕분에 신나게 웃었다. 또 그순간에 골 넣은 리틀윙즈 꼬마는 하프라인으로 뛰어가면서 옷깃을 세우는데, 그건 또 어찌나 귀여운지.
[그랑블루 일반자료실 박정민님. 중간쯤 뒤에 골 넣은 꼬마가 바로 옷깃 세레모니 한 녀석이다.]
후반전.
홈경기마다 퍼포먼스 할 거라던 그랑이 어째 아무 것도 없길래 오늘은 준비 못했나- 싶었는데, 그럴 리가 없지.-_- 청백적 풍선이 S석을 제외한 3면을 감싸는데, 이것 또한 장관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 종료 때까지 풍선을 손에 쥐고 흔들고 있었다.)

[블루포토 신철호님]
후반 초반, 이번에도 헤딩으로 골이 들어갔다. 한껏 달아오르는 빅버드는 함성으로 가득 차고, 선수들도 세레모니 할 거 다 하고 하프라인에 모였는데...................이 심판, 대구 선수들이랑 대화를 좀 하더니 선심에게 달려가서 뭐라뭐라 하고는 골 무효.-_- 핸들링이란다. 선수들, 구단 스텝들이 전부 난리가 났다. 게다가 전광판엔 골장면이 나오는데, 손에 맞은 건 수원 선수가 아니라, 무려 대구 선수인 거다. 그러니 빅버드 전체가 어이상실. 결국 S석을 제외한 3면에서 '심판 눈떠라'콜이 작렬했다. 와아, 진짜 소리 크더라;. 그거 내지르는 내가 다 무서웠을 정도. 아마 홍진호 심판(분명히 이 이름 때문에 기분 나빴었는데 뭐였더라...하고 머리 굴리다보니, 상암에서의 그분이시다.-_- 누구 말대로
심판이 기름을 들이부어준 탓에 빅버드는 아주 광란. 그랑도 미치고, W석이고 E석이고 다들 난리가 난 거지. 니가 아무리 그래봐라 우린 이긴다, 두고보자 심판. 뭐 이런 거? 결국 신영록의 머리를 맞고 골대 옆으로 흐르는 것을 서동현이 밀어넣어서 2:2!!! 드디어 동현이가 한 경기 두 골을 집어 넣는 순간이 온 거다!!! (거기서 혼자 오프사이드라고 손 들고 주장하던 대구 골리 백민철, 두 번 성공하니 우선 땡깡부터 부리면 네 편 들어줄 거라 생각한 거냐.-_- 포포투 인터뷰에 경고 주고 가는 심판 뒤통수 때리고 싶은 적이 있다고 했지? 난 이날 억지쓰던 네 뒤통수를 아주 세게 때려주고 싶은 욕망을 참을 수가 없었단다.) 나참, 골 들어가고 환호하며 서동현한테 뛰어가면서도 선심이랑 주심 쳐다보며 골 맞나 확인하는 우리 선수들, 관중석에도 "이건 맞지?"하고 있고.-_-(주심의 오심으로 무효된 골이 전부 희주꺼였단 말이다.ㅠㅠ)
그런데 동현아....우리 쉬운 것도 좀 넣자.ㅠㅠ 만날 "너도 경기 당 두 골 넣어도 돼!"라고 외치다가 드디어 그거 성공해서 기쁘긴 했는데....너도 해트트랙 해도 돼.ㅠㅠ 대구가 '한골 뺏은 거 미안했음. 골 넣으셈.'하고 공 줬는데 그걸...흑.ㅠㅠ
조원희 슈팅도 너무 아까웠고. 난 순간 누가 때렸는지 몰랐는데, 골대 맞고는 "아아아악"하고 비명지르고 난 후 보니 조원희더라;. 조원희가 골대 맞췄어!! 점점 공이 내려와!! 하고 기뻐하는 사람들 주변에 다수 발견했다;. (이게 만약 들어갔다면..서동현에게 두 골, 조원희 한 골...이거 나름 대구의 굴욕이 되었을 지도.-_-;;)
코너킥 상황.(앞서서 쏭이 깃발 휙 뽑아버렸던 거 좀 웃겼다;. 차마 경고 못 주는 심판도 참.-_-;;) 송종국이 찬 공은 저만치 날아가는데, 갑자기 넘어져있던 서동현이 벌떡 일어나선 만세를 부른다. 상황을 보아하니 pk선언!! 잠시 웅성대던 빅버드엔 환호가 한가득 넘친다. 재방송을 보니 파울을 불 만한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공과 상관없는 지점이다보니 pk를 안 줘도 뭐라 할 말은 없었을 텐데, 확실히 심판이 좀 쫄아있던 것 같긴 하다.
에두가 공 들고선 안 놓길래 에두가 차나...했는데, 다시 보니 송종국이 그 앞에 서 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도저히 이 장면 못 보겠어."하는 그 기분. 결국 나는 옆의 일행 손을 잡은 채로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귀에 환호성이 들리는 순간, 다시 필드를 바라보며 함께 환호하고. 몸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뛰던 심장도 좀 잦아든다.
이후로도 양 팀이 주고 받는 상황이 더 있었지만, 스코어는 그대로 3:2. 경기 끝나고 그대로 주저앉는 선수들, 관중석의 우리도 마치 직접 경기를 뛴 것처럼 온 몸의 힘이 다 빠진다. 그래도 승리의 맛은 더없이 달콤하다.
시작 전부터 재미있는 경기가 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고, 결국 결과도 그리 되었다. 하지만, 심판이 제대로만 봤더라도 이 경기는 지난 상암:전남 전 이상으로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경기가 되었을 거다.(게다가 우린 전반부터 난타전이었다고!!) 더 멋진 경기가 될 수 있었건만, 이런 아쉬움을 남기고 경기를 끝내는 것은 좀 억울하네. 그것도 온전히 심판 탓이라는 게 더 화가 나는 부분이다.
웅이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었고, 송종국도 다리를 저는 것 같고, 중간에 교체된 영록이도 다리엔 아이싱을 한 채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안그래도 부상 선수가 많은데(이러고도 잘나가는게 무서운 거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가면 우리 위험해;.) 좀 걱정이 되긴 한다. 다음 컵대회가 인천, 그리고 리그 광주 원정이다 보니 더욱. 5월 말에도 쉴 새 없이 2경기가 연속으로 벌어지는 상황. 지금 선수들도 많이 힘들 거고 부상자들의 몸도 걱정이 되지만, 5월만 잘 넘기면 쉴 수 있잖아. 지금까지 여러 고비를 넘기며 잘해왔듯이, 우리, 조금만 더 힘내서 뛰어요.
그리고, 고마워.
힘들었던 경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품에 안아주어서.
[그랑블루 일반자료실 권재숙님]
# by | 2008/05/12 12:43 | There for you | 트랙백 | 덧글(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아니, 저건 논점에서 좀 벗어난 이야기고, 어쨌든 요즘 서동현이 참 골을 많이 넣습니다. 쉬운 것도 좀 넣어주면, 하는 말씀에는 동감하지만서도, 그래도 이만큼 넣는 것도 참 많이 성장했다고 봐요. :)
1년차일 때, 2년차일 때. 또 지금. 꾸준히 성장한 선수지요. 즐겁습니다. :-)
ilha / 그래도 3골씩 넣고 무재배하는 건 답이 있어 보입니다.
곧 올라올 거예요, 울산은. 그전에 저희는 얼른 도망가겠습니다;;.
승리의 매너리즘(..이었나요?-_-)에 빠진 빅버드에 자극을 주기 위한 거라고 이해해줘야 하는 건지..암튼 참 선수나 팬이나 다들 수고 너무 많았던 경기였습니다. 스코어야 어차피 승점은 3점이고 골득실에 목매는 처지 아니니(그래도 희주야..넘 아깝다 ㅠ.ㅠ) 그렇다 해도, 부상선수 많이 생긴게 걸리네요. 그리고 5번 쉬메릭이랑 7번 쉬메릭은 두고두고 비호감인 겁니다-_-;;
좀 지났지만 대단한 경기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