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7 'See what I wanna see' : 묘한 매력



See what I wanna see


2008.10.17 두산아트센터 space111 20:00


casting : 강필석, 양준모, 정상윤, 차지연, 임문희


나름 쌩쇼를 하며 아슬아슬하게 제 시간에 도착해서 관람한 공연. 이번에도 역시 공연에 대한 정보 제로의 상태로 관람. 이 극을 추천해준 분이 '나는 정말 좋았지만, 취향을 꽤나 탈 공연'이라고 말해준 정도가 전부였다. 사전에 안 건 3면 무대란 정도?(역시 이번에도 캐스팅조차 몰랐다;;. 저 이름들을 외운 건 공연이 끝난 후, 프로그램을 보면서;;.)


독특한 무대와 동선, 공연 형식. 거기에 매력적인 넘버들까지. 지적인 뮤지컬이니 어렵다느니 하는 말도 있던데....그냥 제목 그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단순하게 받아들여도 충분히 즐길만한 공연이다. 무엇이 진실이냐, 무엇이 거짓이냐.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나의' 눈. 나는 어떠한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가.


1막 '라쇼몽'. 각기 다른 눈으로 풀어내는 하나의 이야기.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나.
2막 '영광의 날'.  하나씩 쌓여가는 거짓 위의 진실.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공연 제목의 활자라든가...뭐, 그런 몇 가지 분위기가 '카우보이 비밥'을 떠올리게 했었는데, 음악도 어쩐지 그랬다.(둘이 닮았다기 보다는...순전히 '느낌'이 그랬다는 거다.) 그러니까, 정말로 좋았다는 거지. 귀가 느낀 즐거움 만으로도 충분히 값을 한다 싶었을 정도. 개인적으론 1막의 재즈풍 곡들이 정말 좋았다. 극 자체도 1막이 더 집중력 있기도 했고. 2막도 보고난 후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가 많이 떠올랐지만 1막에 비하면 좀 루즈한 느낌이었다. 스토리가 좀 그럴 만하기도 했고. 그래도 1막, 2막 모두 보는 내내 즐거웠다. 중간중간 웃을 수 여유가 있는 것도 좋았고. 강약조절이 잘된 극이란 느낌. 배우들의 시선이 객석을 향해 자유로운 편인데, 그 시선들을 즐기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양준모의 마티니..라던가. 후후. (주변 사람들 전부 흠칫;. 다들, "뭐야, 왜 나한테 그래!"하는 분위기.ㅎㅎ)



무엇보다 배우의 힘-이랄까. 내가 본 뮤지컬이란 게 신인들이 뛰던 '쓰릴미'였음을 생각하면, 이 공연에서 강필석, 양준모 등의 배우들이 주는 힘에 "오오"하며 놀랄 수 밖에. 2막을 이끌다시피 하는 강필석도 굉장했고, 양준모도 인상 깊었고. 목소리가 넓게 확- 울리는데....와아.(2막에서 이분이 내 자리 앞에서 '센트럴파크 햇빛'을 너무 제대로 즐겨주신 바람에, 진지한 장면에서 웃음 참느라 혼났다.ㅠㅠ) 그러고보니, 나 여성 캐릭터가 '제대로' 등장하는 뮤지컬은 처음이다.(본 게 쓰릴미와 헤드윅이 전부니.-_-;;) 차지연과 임문희도 눈에 남더라. 강도역의 정상윤은....내내 능글능글해서 자꾸 웃음이;. 더블 캐스팅이 홍광호던데, '그 친구 꽤 어리던데 이 역에 어울리나?'싶을 만큼 정상윤의 캐릭터가 제대로 였단 말이지. 특히나 눈빛이.

객석이 많이 빈다고 하던데, 이날은 그래도 B열은 거의 찼었고 다른 두 라인에도 2줄 정도는 관객이 앉아 있었다. 되게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극인데 말야. 나도 빈자리가 아쉬울 정도인데, 배우들은 오죽할까. 11월 9일이 막공인 것 같던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극을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공연을 수 번씩 보는' 그 기분을 이해하게 된다. 예~전에 헤드윅을 봤을 때도 그런 기분을 느끼긴 했지만, 그땐 가난한 대학생이었던 터라 "에이...뭘 두 번이나 봐."하면서 그 감정을 쉽게 외면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결제는 할 수 있으니까 "또 볼까."하며 결제창을 열게 되더라;;. 이 '씨왓아이워너씨'도, 기회가 되면 다른 좌석에서 한 번 더 보고 싶다.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기분이 되게 궁금해.

아...나 어쩌니.-_-;;;; 내년에 해외원정 가야 하는데(목표인 거죠.-_-). 그래서 돈 모아야 하는데....ㅠㅠ 우선 다행스럽게도, 11월 9일까진 우리 경기가 엄청 빽빽하다. 문제는 시즌 이후겠지.-_-;; 과연, 올해의 나는 그 빈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두둥!!!




이렇게, 뮤지컬관람 초보자는 즐거운 기억을 하나하나 늘려가고 있습니다.:D
낚아주신 모님, 기름 부어준 세인트돒. 다들 고마워요.

by 미스트 | 2008/10/18 11:41 | Show me money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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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러븐 at 2008/10/18 22:50
난 갈수록 공연 후기에 게을러지네...
모처에 그냥 가볍게 쓰고 치우는게 습관화가 되어가는 듯;;

2막은...
원래 굉장히 휘몰아치는듯한 무언가가 있었는데 어제 특히 루즈했던 듯.
내가 그랬거든. 역시 관객의 느낌은 비슷할 수 밖에 없는건지.
어제 강필석씨 컨디션이 살짝 다운은 아니었을까 싶어.

근데 홍광호씨랑 정상윤씨랑 한살차이밖에.. 안나는데...?
난 오히려 정상윤씨 굉장히 어릴줄 알았는데 (홍광호보다 어릴줄 알았다) 오히려 형이라서 놀랐
그리고 정상윤이 어리지 않다는걸 알고 나니 마구 좋아지는 이런.. 헐..?
아무튼 인상깊게 봤다니 기쁘고 좋아요ㅎ

근데 막공은 11월 2일이랍니다^^
후기 잘봤어~^^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8/10/19 01:01
후기...라는 개념보단, 그냥 공연에 대한 감상을 가볍게 적는 정도니까.... 난 이런 건 좀 빨리 적는 편. 짧게 나열하는 수준이라.ㅎㅎ


난 홍광호는 어리다고, 정상윤씨는 나이가 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정상윤씬 짐작한 나이인데, 홍광호쪽이 생각보다 나이가 많네. 하긴, 지킬할 정도면 아주 어린애는 아닐텐데...;;;

아, 2일이구나..ㅎㅎ
어쨌든, 좋은 공연 같이 봐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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