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20일
09.07.19 '사춘기' : 너와 함께한 순간은 눈이 부셨다
2009.07.19 15:00 뮤지컬 '사춘기'
명동 해치홀
2009 사춘기 막공 보고 오다.
처음으로 앉아본 사이드 좌석. 이 자리, 좀 묘하잖아!! 정면에선 미처 못 보던 것들이 보인다. 다른 표정, 다른 눈빛들. 차갑게 빈정거리는 영민이의 눈에서 뚝 떨어지던 눈물 한 방울도 보이고, 죽고 싶지 않다며 절규하는 선규가 채 내지르지 못한 울음도 보여.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영민이의 머리를 감싸안는 수희도 보인다.
덕분에 엄청 울었다. 내 주변도 온통 훌쩍훌쩍. 다른 자리에서 본 지인이 "그쪽 관객들 엄청 울던데."고 말하더라;;. 이 극을 보며 이렇게 울 줄은 몰랐다고;;. 아이들이 참 안쓰럽고 아파서 울컥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눈물 뚝뚝 흘리면서, 같이 아파하면서 보게 될 줄은 정말로 몰랐어. 마지막에 참 가슴시리게 공연을 봤다. 덕분에 더 좋았지만.
초반엔 참 행복한 사춘기. 아이들이 어찌나 예쁜지. 여고생들이 등장할 때쯤엔 아주 절정. 다들 참 사랑스럽다. 너무너무 예뻐서, 곧 부서질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더라. 그렇게 아파오던 마음이 터진 건, 경찬이가 "누나!"하고 부르던 순간. 이 아이, 이미 울면서 나오고 있었다. 그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가슴이 아프더라. 상욱이에게 건네는 말들은 또 왜그렇게 아프고. 짧은 입맞춤. 그리고, 너의 존재도 잊을 거라며 다신 오지 말라고 노래하는 경찬이를 보며 눈물만 뚝뚝. 참 맑은 눈을 한 선하고 예쁜 아이인데, 이렇게 예쁜 아이가 어째서 주변의 상황에 짓눌려 삶을 지워야 하는지. 가족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상욱이 역시 마찬가지. 분명 경찬이의 일방적인 짝사랑이었지만, 상욱이도 경찬이를 친구로서 많이 아꼈으니까. 그런 사람을 잃는다는 건, 상욱이에게도 너무나 아픈 일. 이 아이들은 다시 만날 수도 없고, 또 만나지도 않을 거다. 그게 너무 슬퍼. 돌아오지 않는 시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람들.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계속 눈물이 고인 채로 볼 수 밖에 없더라. 영민이의 눈물이 자꾸 보이고, 선규의 통곡이 보이고. 화경이가 앞으로 담고 가야할 상처들이 생각나고.
아주 오래전의 나, 혹은 친구들, 우리 반의 한 자리에 앉아있었던 그들과 닮은 사춘기의 아이들. 조금만 손을 뻗어 누군가와 닿았다면, 그 뜨거웠던 시절을 지나 행복해졌을지도 모를 예쁜 아이들. 애처롭고, 슬프다.
울기도 울었고, 또 가슴 아프게 보긴 했지만, 이전보다 더 많은 감정을 갖고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안녕, 사춘기.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화경이가 79년생이란 사실에 좀 충격.=_=
# by | 2009/07/20 21:54 | Show me money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