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9.11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내한공연




2009. 09. 11
Musical 'Jekyll n Hyde'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cast : 브래드 리틀, 루시 몬더, 벨리다 월스톤, 완 잭슨 외.



....라고 이름을 적어봤자, 내가 주인공인 빵아저씨(...라고 내내 불렀다;.) 외에 제대로 알아볼 건 아니다만.-_-

우선, 나는 지킬앤하이드를 한 번도 본 적 없음을 고백한다. 작년 겨울에'왕의 귀환'이라며 흥행몰이한 라이센스 버전도 선뜻 손이 안 가서 결국 안 보고 보내버렸다. 그리고 내한공연. 물론, 이것도 은혜로운 우돌님의 초대권이 아니었더라면 볼 생각을 안 했겠지. 시카고에 이어서 지킬앤하이드까지. 비싼 대극장 공연을 초대권으로 관람하다니. 아아 행복하여라.


지킬은, 겉으로는 인간의 미래니 어쩌니 하지만 사실은 지네 아버지 때문에 비뚤어진 속내를 싹 감추고서는 선이니 악이니 따지면서 약을 만들더라. 에드워드 하이드라는 이름을 핑계로 감춰뒀던 욕망을 마음껏 발산하는 것 같달까.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한 후, "니들, 좀있다가 두고보자."라는 포스를 팡팡 풍기는 지킬. 엠마한테 하는 것도 "저 사기꾼.."소리가 절로 나오는 음흉한 놈. 좋아하기야 하겠지만, 그앞에서만 착한 놈인 척 하는 사기꾼이란 말이지.-_- 그리고, 난 저 놈 싫은데 내 딸이 좋아하니까 별 수 없이 사위 삼는 거요-라고 온 몸으로 말하는 댄버스경. 님하, 딸 가진 게 뭔 죄인가요. 부드럽고, 강한 엠마. 남자보는 눈이 잘못 된 걸 어쩌겠어. 안타까운 루시. 그래, 그래도 지킬의 본 모습을 모른 채 그로 인해 새 희망을 담은 채 죽었으니 차라리 나을 지도.


라이센스랑은 해석이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 내한에선 처음 루시가 있는 술집에 가는 것도 지킬이 가자고 한 건데, 라이센스에서는 지킬은 어터슨한테 꼬여서 간 거라던가? (내한에서 어터슨은 참 바르고, 친구를 사랑하면서도 중립을 지킬 줄 아는 진중한 청년.) 브래드 리틀에게 잘 어울리는 지킬은 이 음흉한 지킬일듯. 목소리도 그렇고, 외모도 확실히 느끼한 부분이 있어서 "빵이 기름에 튀겨지고 있어!!" 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하이드의 절둑절둑씬은 팽귄맨이었어.....왜 그걸 왔다갔다 연달아....


음악도 좋았고, 배우들의 노래도 참 근사해서 재미있게 봤다. 2시간 반이 아깝지 않았어.(물론, 제값 내고 티켓을 샀다면 달랐겠지만;;.) 확실히 원어로 듣는 분위기,라는 게 있긴 한듯. 그 분위기, 그 옷차림, 그 대사들. 어울리는 옷이라는 느낌.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나더라. 아무리 라이센스 버전을 잘 만들고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근사하다고 해도, 번역의 냄새를 완전히 지울순 없으니.



흠...그런데, 객석 분위기는 좀 당황스러웠다;. 뭐랄까... "나, 지금 지킬앤하이드 내한공연 보고 있어."라는 그 분위기? 'This is the moment'가 끝나고 터져나온 엄청난 박수와 환호라니. "바로 이 노래야!!"하는 그런 분위기? 순간 "이 당황스러운 시추에이션은 뭐지."라는 생각이 절로. 같이 본 모님과 나는 급당황. 지킬앤하이드가 우리나라에서 정말 유명한 뮤지컬이고, 그것이 내한이라는 이름을 달고 온 브로드웨이의 스타에겐 더욱 프리미엄이 되어 환호가 보내진다는 기분이었다. 사실 로비 분위기부터 단순하게 "재미있는 뮤지컬 보러 왔어요." 정도는 아니었고. 좀 규모있는 기업의 부서 고위 인사까지 다 모여서 '문화 생활' 누리자며 단체 관람 오는 게 딱 잘 어울리는 극이다.


뮤지컬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 만한 건 분명한 사실. 오리지널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를 감상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테니, 그것을 생각하면 마냥 비싼 티켓값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배우들의 노래는 내 귀에 근사하게 들려왔으니까.


그리고 오늘. 나는 또하나의 내한 공연. 내 렌트를 보러 갑니다. :-)




by 미스트 | 2009/09/12 13:44 | Show me money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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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09/17 23:42
..덧글을 수정하다가 그만 원댓글을 삭제해버렸습니다.ㅠㅠ 댓글 달아주셨던 박예희님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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