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8 vs 성남(A) 28R



2009. 10. 18 vs 성남(A)   l   2:3 패   ㅣ   리웨이펑, 김두현



▲ 수원 출전선수명단 (4-4-2)
이운재(GK)- 김대의,이재성,허재원(후13 홍순학),리웨이펑- 김두현,백지훈,송종국,이상호(전23 이길훈)- 배기종(후0 안영학),티아고
▲ 성남 출전선수명단 (4-2-3-1)
정성룡(GK)- 장학영,사샤,전광진,김성환- 김정우,이호- 파브리시오(후0 조동건),몰리나(후43 한동원),김진용(후40 김철호)- 라돈치치




오랜만에 가는 곳이다. 모란종합운동장. 리그팬들 사이에선 ‘모란장(莊)’이라고도 불리는 곳. 여기 처음 가보는 아가씨가 “왜 모란장이라는지 알겠어요!”라더라. 참 여전하다, 주변 풍경은.-_- 경기장도 여전하고. 낡은 의자와 시설들. 관중이 많지 않으니 여유롭게 앉을 수 있어서 괜찮다만, 사람 많으면 죽겠더라;. 경기장 출입구도 좁아서 그 관중 빠져나가는데도 오래 걸릴 정도.-_- 그러나 확실히 경기장 시야는 수준급. 종합 중에서 이정도로 경기 보기 좋은 경기장은 없지. 관중들의 호응도, 적어도 내가 본 바에 의하면 탄천보다 모란이 낫고. 허나…앞으론 여기서 볼 일 없으니.-_- 내년부턴 탄천 2층으로 갈 듯. 아, 그리고 경기장에서 오랜만에 라면 먹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난 원래 경기장에서 라면 잘 안 먹거든. 뜨거운 물 들고 왔다갔다 하는 거, 확실히 위험하다. 빅버드 wn처럼 사람 많은 곳에선 더더욱. 그런데 모란은 움직일 공간도 넉넉하니 편하더라.




이상하게 이 경기는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다. 너무 추워서 파들파들 떨며 봐서 그런가. 집에 오는 버스 타는 순간부터 내가 축구 보고 집에 가는 게 맞는 건가 싶더라. 그럼 뭘 본 거지? 김두현쇼 보고 온 건가?;;



전반 초반. 배기종에게 좋은 상황이 몇 번 있었는데 골로 연결시키진 못 했다. 이 선수도 골대 앞에선 좀 투박한 면이 있어서 말야. 아쉽네. 그 자리에 배기종이 아닌 에두가 있었더라면…하는 생각도 조금 했다.



수비. 좀 나아졌다 했더니 다시 털리심. 그래, 몰리나를 반짝반짝 눈부시게 해준 김대의야, 애초에 기대 안 했다지만…. 재성아. 너마저. 흑. 희주 있을 땐 희주만 못해 보이더니, 없으니까 단체로 못 하나요. 지금껏 희주가 희생했던 건가요. 그래도 허재원이 잘 버텨줬는데, 후반에 부상으로 교체. 어이쿠. 이후엔 요즘 사이드에서 잘해주던 펑이 재성이랑 중앙 보고, 대의씨랑 쏭이 사이드 봤던 듯. 참 고생이다, 수비들. 에휴.


그나저나 성남의 세 번째 골은 어떻게 들어간 거야. 잠시 딴 짓 했는데 공은 라돈의 발을 떠났고, 수원 수비들은 전부 ‘얼음’ 하고 있더라. 이운재 만큼이나 나도 황당했다.



이 경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김두현의 골일 수 밖에 없는데, 와아, 그게 골이 되니. 꽤 먼 거리였는데, 정말 멋지게 들어갔다. 역시 김두현이랄까. 들어가는 순간 모란 E석에 낮게 깔리는 탄성이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골. 젠장, 이렇게 멋진 골은 두고두고 봐야 하는데. 왜 이런 플옵 탈락 확정되는 경기에 나오고 난리. 이후엔 꽤나 열심히 동점골을 얻기 위해 애썼지만 소득이 없었고.


[근사했던 골 장면들. 그랑블루 일반자료실 이대영님]


상대 중에 기억나는 건 장학영.-_- 저번엔 동현이 꺼 막더니, 이번에도 골대 앞에서 하나 막아내더라. 참 얄밉다. 새로운 11번 몰리나도 참 잘하는 선수고.

그리고 조동건. 작년 초에 탄천에서 보며 “우리애 신인왕 뺏으려는 무서운 놈이다!”(물론 신인왕은 전혀 다른 사람에게 갔다만.)라고 외쳤었는데, 어라, 너도 2년차 징크스냐;;. 후반에 교체되어서 들어와선, 왜 자꾸 개그하니;;;. 하기야, 그때 잘했던 우리 애들도 뭐…………………-_-



솔직히 말하면 말이지. 이 경기 후반 중반쯤부터는 말야, 김두현 혼자 하는 것 같더라. 다른 선수들도 김두현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면 어쩌니. 지훈이는 두현이랑 같이 해줘야 하는데, 애가 마음만 급해서 실수 남발이고.(너 그렇게 투박한 선수 아니었잖아, 이 바보놈아.) 김두현은 정말 잘해. 리그 평정했던 선수답지. 그때보다 더 성장한 것도 같고.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골과 어시스트 기록을 죽죽 올리고 있는 거 봐. 한국와서 경기 뛴 게 얼마나 되었다고 말야. 그런데, 축구 혼자하는 거 아니잖아. 김두현이 군대 갈 나이 아니었으면-_- 우리 어쨌을 건데? 좀 많이 답답하네.

게다가 이렇게 참담한 원정 성적이라니. 이런 수준으로 6강 플레이오프를 바라는 건 정말 사치.-_- (지금껏 유일한 원정 1승 본 먹구름군, 참 장하다;;.) 결국 이렇게 될 거였다.



고개 푹 숙인 선수들. 마음이 아프네. 괜찮아. 작년 겨울에, 우리는 눈 맞으며 축구 보느라, 당신들은 꽁꽁 언 땅 위에서 축구 하느라 다 고생했잖아. 올해는 좀 쉽시다.

아무리 목표를 잃었다곤 하지만 남은 경기들에서 무기력해지지 맙시다, 우리. 아직 FA컵 결승 남았잖아요. 그때까지 분위기를 잘 타야지. 그리고, 남의 들러리 서는 짓은 하기 싫거든요. 전북전은 꼭 이깁시다. 더구나 마지막 홈경기잖아.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겁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게다가 우리 팀은 '잘해야 하는' 팀이니까. 그런데 내 좁은 팬심은, 이제 당신들과 함께하는 경기가 고작 3번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가장 슬프고 아쉬워. 게다가 이제 다음 경기는 2009년 빅버드에서 펼치는 마지막 경기. 벌써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니. 시간이 너무 빠르다.

2009년의 마지막이 될 빅버드에서, 웃으며 ‘내년에 보자’고 인사하기를.
그리고, 잊지 말아요. 내가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거.



by 미스트 | 2009/10/21 21:43 | There for you | 트랙백 | 덧글(9)

트랙백 주소 : http://inblue.egloos.com/tb/456061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샤랄라 at 2009/10/21 22:27
결과 과정 다 떠나서.......흑..경기가 3경기밖에 안남았다니..아쉽네요
근데 이상하게도 이번시즌은 플옵도 안나가는게 확정되었것만..
왜 이리 길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서 그런지...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낫겠죠..? 어린선수들이 어떤 발전된 모습으로 근사하게 나타날지,
또 어떤 반짝반짝한 신인선수가 나타날지 새 시즌을 생각하니 설레네요!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10/22 09:10
전 이상하게 짧게 느껴지더라고요. 응? 벌써 끝이야?? 이런 기분...
승리를 별로 못 봐서 그런가..=_=

내년엔 더 나은 시즌을 기대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는 게 축구팬이죠. :-)
Commented by Blueshine at 2009/10/21 23:23
FA컵 안가시나봐요? 모란장으로..

모란이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좀 애매해서 걱정이예요.ㅠ
사당에서 고속버스를 타기엔 또 갈아타고 한참가야하고,, 지하철은 한참 돌아가는 느낌이 들구요.

하하하.


올시즌은 보다가 속이 뒤집어질만한 경기가 많아서 참 답답했는데 다음시즌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10/22 09:09
아..리그 의미였어요.ㅎㅎ 가야죠. 결승전인데. 3경기 밖에 안 남았는데, 하나라도 놓치기 아깝습니다!!


예전엔 성남갈 때 지하철로 두 시간-_-이었는데, 저는 그나마 한 번 갈아타면 바로 가는 버스가 생겨서 요즘엔 좀 편하게 다닙니다.(그래도 버스 두 번 타는 시간이 도합 1시간이 훌쩍 넘지만요.)
Commented at 2009/10/22 15:0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10/23 14:27
성공한 거 축하.ㅋ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지 않아?
Commented at 2009/10/23 16: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10/23 16:41
무슨 글인가 했다.ㅎㅎㅎㅎ 당시엔 나름 되게 아쉽고 실망스러웠던 부분이야. 친구랑 둘이서 참 많이 투덜댔었지.
Commented at 2009/10/24 22:37
비공개 덧글입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