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0일
2009. 10. 24 vs 전북(H) 29R
2009. 10. 24 vs 전북(H) l 1:1 무 l 에두
▲ 수원 출전선수(4-4-2)
이운재(GK) - 홍순학, 곽희주, 이재성, 양상민 - 이길훈(후19 김대의), 송종국, 안영학, 김두현 - 에두, 티아고(후29 백지훈)
▲ 전북 출전선수(4-2-3-1)
권순태(GK) - 최철순, 임유환, 김상식(후33 이광재), 성종현 - 정훈(후17 하대성), 손승준 - 최태욱(후33 이현승), 루이스, 브라질리아 - 이동국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 이래서 막장 드라마가 재밌다는 거구나!!!!!” 랄까. ‘시즌 최종 홈경기’라는 의의’만’ 두자며 간 거 였는데, 의외로, 참 여러가지 의미로 재미있는 경기가 되어버렸다.
올해는 유니폼을 안 입고 다닌 적이 많았는데, 그래도 마지막 홈경기라고 챙겨입고 싶더라. 이관우 긴팔티셔츠+홈유니폼+트랙탑+레인자켓 풀세트에 머플러까지 동동 감아 수원삼성빠순이패션완료. 꺅.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오는 바람에 일행들과 어찌 만나나 걱정을 좀 했는데 몇 년을 같이 다니다보니 반경이 거기서 거기, 결국 어찌어찌 다들 만나게 된다. 걱정했던 j님과의 조우도 빅버드 바로 앞에서 달성!! 두둥!! 이번 시즌의 대부분을 함께한 4인방, 마지막 홈경기에도 모였다.
선수 명단의 양상을 보며 비명 한 번 먼저 질러주고(꺄악!), 전반 시작.
우와. 우리 경기 주도합니다. 후반기 들어서, 비록 원정가선 심하게-_- 정줄 놓는다지만, 그래도 홈에선 나름 괜찮단 말이지. 김두현이 지친 티가 역력한 가운데서도 우리가 밀어붙이는 경기. 그런데 결정력이...............길훈아, 벌 서자.-_-
양상 잘해요, 꺄악!! 크로스가 길긴 했다만 그래도 빠르니까 시원시원. 수비도 잘했고. 전처럼 페이크에 쉽게 속거나 하지 않습니다. 부디, fa컵 결승의 사나이가 되어보자, 양상.ㅠㅠㅠㅠ
전북은..막판에 그래서야 우승 어찌 할래.-_- 나중에 인천이랑 경기 보니 gs도 그렇더만 둘 다 왜 막판와서 경기력이....(우린 작년에 중후반에 말아먹었지만, 정규리그 막판 두 경기는 무지 잘했거든요!!) 이동국은 경기 뛸 땐 안 보이고, 짜증 부릴 때만 보이고. 루이스는 뛰는 지 몰랐었고, 김상식과 '송승준'은 fa컵때만큼이나 요란하고. 덕분에 에두는 까칠까칠. '송승준'(임마, 그건 "너 손 좀 그만 써라."는, 우리 구단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거란 말이다.-_-) 의 손은 여전히 손이 아니라 앞발이다. 몇 번의 아슬아슬한 장면이 있었지만, 우리의 운재신이 멋지게 막아주셨다. 흑흑.
전반에 주도권을 잡고서도 골을 못 넣으니 아쉽더라. 그리고 이 아쉬움은, 후반에 묘한 기운을 가져오게 되는데.....
후반 시작. 20여분쯤 희주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한다. 그덕에 수원 선수들, 바싹 긴장하며 독기가 올랐다. 희주의 파울이 경고감이었던 것과 별개로, 이미 심판에게 다들 좀 짜증이 나 있었거든. 전북이 손 쓰는 거 진짜 안 불더라.-_-
그나저나 곽희주, 너 어쩌려고 옛날식 플레이로 자꾸 돌아가냐.....올해 마가 꼈나;. 주장되고 팀성적 바닥에, 잦은 부상에, 플레이는 영 별로고. 옛날 희주야 거칠었던 거 맞지만, 점점 약은 플레이 한다 싶었거든. 근데 요샌 다시 그냥 무식하게 거칠어졌어, 이 사람이.-_- 경기 안 풀린단 거지 뭐..어이쿠. 님하, 내년엔 님도 서른이예요. 정수씨 서른 시절 만큼만 해봅시다.ㅠㅠ
열 좀 오른 선수들, 김대의가 오랜만에 공격수로 투입되면서 공격에 좀더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대의씨는 공격 조커가 딱이라니깐. 왼쪽풀백은 양상 줘요.ㅠㅠ) 그리고, 선제골 역시 김대의의 발끝에서. 왼쪽에서 밀어준 공이 전북 선수를 맞고 꺾이면서 에두를 향했고, 에두가 머리로 밀어넣으며 골!!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오히려 선제골이 터지니 분위기가 확 달아올랐다. 완전 신나. 그래, 선수들도 남의 우승 세레모니를 내집에서 구경하긴 싫은 거지, 낄낄.
그러니 이젠 전북이 열이 오릅니다. 공격진에서 선수들이 안 나가;;. 그러니 수원도 쉽게 공격 못 나가겠고;. 간간히 역습은 있었지만, 대의씨의 슈팅은 여전하고....골 직후 교체로 들어온 지훈이도 뭐......-_-
몇 번 이어진 전북의 코너킥. 재성이는 헤딩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국대 넘버원 골리도 나의 헤딩은 막을 수 없다.ㅋㅋㅋ"라는 기세로 공 걷어내는 상황 연출. 즉, 이운재 제치고_골_넣을_기세.jpg -_- 그렇게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결국 후반 40분이 다 되어갈 즈음, 이동국에게 헤딩골을 내주고 말았다. 희주가 없으니 재성이랑 양상이 중앙을 봤는데, 아무래도 둘이 이동국을 막기는 버거워보이더라.
그리고 다시 치열한 공방전 중, 두둥, 드디어 이 드라마의 절정이 다가오는데!! 권순태에게 공이 가는 것을 보고 뛰어가던 에두, 손승준은 그런 에두를 보고는 무지 거칠게 부딪쳐왔다. 딱 봐도 '한 대 때릴 기세'. 우리 에두, 먼저 맞을 순 없다며 손승준을 향해 팔과 다리를 뻗으며 휙 밀치기로 선제공격을 감행한다. 당연히 가만히 있을 손승준이 아니므로, 거의 동시에 손승준도 손과 발이 주욱. 그렇게 쾅, 하고 부딪힌 두 사람.
그런데, 손승준......심판이 오는 걸 힐끗 보고는 그대로 혼자 털썩, 쓰러진다. 아....진짜 막장 개그.ㅠㅠ 야, 구은재가 점 찍고 딴 사람인 척 한다고 그게 믿겨지든? 그렇게 가냘픈 척 쓰러진다고 해서 니가 손승준이 아닌 게 되겠니.-_-
당연히 동반 퇴장. 에두는 루이스의 에스코트(...왜?;;)를 받으며 나가고, 손은 피식 웃으며 가더라. 보며 일행이 한 마디 한다. "쟨 지가 논개인 줄 알고 뿌듯한 거야." 그래, 저 하나 희생해서 에두 퇴장시키면, 손승준이 나간 전북보다야 우리가 더 타격이긴 하지. 수원의 득점 루트를 차단하며 팀의 역전승을 노린다. 그만 납득이 간다.
세 명이나 빠지니까 경기장이 무지하게 넓어보이더라. 썰렁한 듯 하고, 영 어색한 게 묘하다. 경기도 묘하고, 분위기도 묘하고. 이 묘하게 재미있던 막장 매치는 결국 더이상의 스코어 없이 1:1의 무승부로 끝이 났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하다가, 중반엔 격하게 욕을 하며 집중하고, 마지막엔 자학과 개그로 기꺼이 즐기며 끝. 진정 막장 드라마 한 편을 보는 자세 아니던가. (끝나고 나오면서, "그 헤딩골은 동국이가 아니라 재성이가 넣었어야 제대로 정점 찍는 건데!!" 따위의 소리도 했다.-_-)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건,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소감'을 들려달라던 내게 우돌의 한 마디. 'xxx 강아지'(순화) 크하핫.
갈라진 서포터, 썰렁한 관중석, 무덤덤한 선수들. 어딘가 많이 허전한, 2009년의 마지막 빅버드. 이런 시즌도 있고, 또 저런 시즌도 있는 법이다. 이미 몇 해를 겪으며 깨달은 사실. 내년엔 다르겠지. 그럴 거라 믿어. 그때를 기다릴게.
내년 3월,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 푸른 날개의 빅버드.
++ 경기 끝나고 오랜만에 아대앞에서 실컷 놀면서 참 즐거웠다. 저녁 먹으면서, 한국시리즈 야구중계도 즐겁게 봤고(딱 7,8,9회만 봤는데 재밌더라.ㅎㅎ). 기아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부터 주방에서 들려오던, 퍽퍽퍽- 하며 도마를 내리치던 소리는 가히 공포영화의 한 장면. 주방장이 sk팬임에 틀림없다.-_-
이후엔 다같이 술도 한 잔 하고, 포켓볼도 치고. 꺄아. 포켓볼 치며 "양상부터 보내버려!!" , "재성아 시즌 아웃!" , "홍순학은 끝까지 버티는구나." 같은 멘트를 거침없이 날린 우린 누구? 캬캬캬.
이런 맛에 같이 축구 보는 거죠!! :-) 내년에도 거침없이 함께합시다. 유훗.
# by | 2009/10/30 23:11 | There for you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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